1차 지명, 5억 계약금 – 김서현에게 쏠린 이목의 이유
김서현이라는 이름이 처음 대중에게 크게 각인된 것은 2022년 무렵부터였습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 시절부터 시속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안정적으로 구사했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까지 갖춘 완성도 높은 투구 패턴으로 ‘이미 고교 무대에선 넘사벽’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고교대회에서의 성적을 보면 평균자책점 1점대, 탈삼진율이 9를 넘는 기록도 심심치 않게 나왔습니다. 이런 성적은 스카우트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고, 당연히 그는 2023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지켜봐야 할 투수 유망주로 꼽혔습니다.
그런 그를 한화 이글스가 1차 지명으로 선택했습니다. KBO 드래프트는 1차 지명을 각 구단 연고 지역 내 고교 선수에게 우선권을 주는 시스템인데, 서울 지역 유망주임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우선 협상을 한 것은 그가 학창 시절을 충남지역에서 보냈고, 이전부터 한화가 지속적인 스카우팅과 교류를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한 성적을 넘어 구단이 직접 공들인 육성 후보였던 셈입니다.
계약 조건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계약금 5억 원. 고졸 선수로선 상당히 높은 액수였고,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드래프트 계약금 추이가 다소 보수적으로 바뀐 흐름을 감안하면, 이 금액은 그야말로 ‘전폭적 신뢰’의 상징이었습니다. 비교하자면, 한화의 이전 1차 지명자들 중에서도 이만한 계약금을 받은 사례는 손에 꼽습니다. 보통 1차 지명 투수에게는 3억~4억 원대 계약금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김서현이 받은 5억은 그 자체로도 파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계약금에는 단순한 실력 이상의 상징적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한화 구단은 김서현을 단순히 ‘좋은 투수’가 아니라, 향후 구단을 이끌 프랜차이즈급 선발 자원으로 보고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은 셈입니다.
한화 이글스의 상황도 김서현에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2020년대 들어 한화는 하위권 성적에 고전하면서, 구단 리빌딩의 핵심으로 ‘유망주 육성’을 내세웠습니다. 문동주, 노시환, 정은원 등 잠재력 높은 젊은 자원들이 속속 등장하는 와중에, 그 라인업에 김서현까지 합류했다는 사실은 팬들에게도 큰 기대를 품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문동주와 김서현의 ‘고졸 투수 투톱 체제’**는 언론에서도 자주 조명되었고, 향후 3~5년을 책임질 선발진의 핵으로 기대받았습니다.
무엇보다 김서현이 가진 멘털과 투쟁심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고교 시절 경기 중에도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며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많았고, 인터뷰에서는 “프로는 냉정한 곳이지만, 그 안에서 오래 살아남고 싶다”는 발언으로 야구에 대한 자세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구단이 고졸 신인에게 큰 금액을 투자하는 데에는 실력 외에도 이러한 태도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김서현은 단연 돋보이는 케이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김서현의 5억 원 계약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구단이 그에게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이는 팬들에게도 또 다른 형태의 시그널이 됩니다. 단지 잘 던지는 선수가 아니라, “이 선수가 우리 팀의 미래”라는 믿음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대는 곧 김서현 본인에게도 무게감으로 돌아옵니다. 숫자는 사람보다 먼저 말하지만, 결국 그 무게를 견뎌내는 건 선수 본인의 몫입니다.
연봉 3,000만 원, 기대치보다 낮은 이유는?
계약금은 고졸 투수 최고 수준이었지만, 프로 입단 후 김서현의 2023 시즌 연봉은 3,000만 원으로 책정되었습니다. 이는 고졸 신인 선수들이 받는 통상적인 수준과 거의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깁니다. “계약금은 그렇게 많았는데, 왜 연봉은 낮을까?” 여기엔 프로야구 신인 연봉 체계의 현실적인 사정이 있습니다.
KBO리그는 신인 선수에게 지급하는 연봉을 계약금과 별개로 취급합니다. 즉, 계약금은 입단 당시의 기대치와 상징성에 대한 선불 개념이라면, 연봉은 그 시즌 동안의 실제 기여도에 따라 조정되는 후불 개념에 가깝습니다. 김서현은 루키 시즌에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시즌 초중반에는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며 1군 등판 기회도 제한적이었습니다. 프로에서의 ‘성적’이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고정된 고액 연봉이 책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불어 KBO는 고졸 신인에게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줄 경우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합니다. 팀 내 연봉 구조의 균형이 무너지면 선수단 운영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보통의 신인들은 연봉보다 계약금에 집중하는 구조로 계약이 이뤄집니다. 실제로 김서현도 계약금 5억 원은 확실히 보장받은 반면, 연봉은 현실적 조정을 수용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구단과 선수 간 신뢰, 그리고 장기적 성장을 기대하는 전제 아래 이루어진 전략적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적에 따라 바뀌는 숫자 – 김서현의 다음 시즌 연봉은?
김서현의 2023 시즌 성적은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여전히 잠재력에 대한 기대는 유효합니다. 실제로 시즌 후반기에는 구위가 살아나며 불펜에서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주었고, 한화 팬들 사이에서도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젊은 투수의 2024 시즌 연봉은 어떻게 조정됐을까요? 한화는 김서현의 연봉을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소폭 인상했습니다. 이는 기대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조정이지만, 리그 전체 신인 투수들의 평균과 비교했을 때는 나쁘지 않은 평가입니다.
사실 이 연봉에는 구단의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나는, “가능성을 봤고, 개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고, 또 하나는 “아직은 증명할 게 많다”는 무언의 주문입니다. 연봉 4,000만 원이라는 수치는 김서현이라는 선수가 구단 내부에서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아직 ‘주전급’ 혹은 ‘핵심 전력’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이기도 합니다. 즉, 김서현이 본격적으로 팀의 중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앞으로 2~3년 안에 본인의 존재감을 성적과 함께 증명해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김서현의 향후 연봉은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2024년 혹은 2025년 시즌에 1군 로테이션에 고정되거나 세이브, 홀드 등 눈에 띄는 기록을 만들어낸다면, 연봉 7천만 원~1억 원대 진입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반대로, 부상이나 부진으로 기회를 놓친다면 정체될 가능성도 있겠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실력 있는 젊은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회 또한 명확합니다. 김서현은 지금 그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