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랩이 주목받는 이유
로켓랩(Rocket Lab, 티커: RKLB)은 흔히 “작은 스페이스 X”로 불리곤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로켓랩은 대형 위성을 쏘아 올리는 스페이스 X와는 달리, 소형 위성 발사에 특화된 민간 우주기업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시작해 미국으로 본사를 옮긴 이 회사는, 수십 킬로그램 수준의 경량 위성을 저궤도(LEO)로 빠르고 정밀하게 쏘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주력 발사체는 ‘일렉트론(Electron)’이라는 로켓인데, 이건 300kg 이하의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고, 가격도 발사당 약 700만 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덕분에 중소기업이나 대학, 정부기관이 자체 통신·관측 위성을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X가 지구 저궤도 전체를 인터넷으로 감싸는 ‘스타링크’ 식의 대규모 네트워크에 집중한다면, 로켓랩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입니다. 이 회사의 강점은 발사 빈도가 많고, 타깃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또한, 발사장을 직접 보유하고 있어 일정 조정이 유연하며, 최근에는 재사용 가능한 신형 발사체 ‘뉴트론(Neutron)’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로켓랩은 이미 중소형 발사 시장의 독점적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런 점에서 로켓랩은 스페이스 X와 경쟁한다기보다는, 우주 비즈니스의 또 다른 축으로서, 빠르고 유연한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속형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적과 수주, 숫자는 아직 아쉽지만 흐름은 보인다
로켓랩의 실적은 아직 흑자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2024년 연간 매출은 약 2억 3천만 달러 수준이었고, 2025년 1분기에도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우선 수익구조입니다. 로켓랩의 매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발사 서비스에서 나오는 직접 수익,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위성 부품 제작 및 항공우주 관련 기술 서비스에서 나오는 매출입니다. 후자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는 로켓랩이 단순한 '로켓 회사'가 아니라, 위성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실제로 로켓랩은 NASA, 미 국방부, 민간 통신업체들과 다수의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반복 수주를 기반으로 매출 안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들어 발사 간격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이전에는 연 6~8회 정도였던 발사가, 최근에는 분기별 3회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와 고정비 분산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뉴트론’이라는 중형급 재사용 로켓이 실전 투입된다면, 발사당 원가가 급감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수익성 개선 속도는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당장의 PER이나 EV/EBITDA 지표로는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 회사를 “우주 시대의 대장주는 아니지만, 실용주의적 1등 후보”로 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켓랩 현실 가능성
로켓랩 주식의 가장 큰 리스크는 아직도 ‘미래의 약속’에 기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5년 현재, 주가는 45달러대에서 횡보 중이며, 팬데믹 당시의 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70% 가까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기술력은 있지만 실적은 적자, 성장성은 높지만 재무는 불안정. 전형적인 하이리스크-하이리턴 구조입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망설입니다. “이 회사가 진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명확한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뒤집어보면, 바로 그 점이 로켓랩의 가장 큰 기회일 수 있습니다. 지금 이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현재’를 사는 것이 아니라, 23년 뒤의 우주산업 대중화 흐름에 선점자로 베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로켓랩은 자금 조달에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편입니다. 지난 몇 차례 유상증자와 공공계약을 통해 수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고, 무리한 부채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은 평가받을 만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기술과 실험에 대한 일관된 태도입니다. 많은 우주 스타트업이 임상 단계에서 멈추거나 프로젝트 실패로 퇴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로켓랩은 매년 10건 이상의 실제 발사를 수행하며, 시장에서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습니다. 즉, 이 기업은 ‘가능성’이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로켓랩은 지금은 작고 조용하지만, 미래 우주 물류 산업에서 소형 위성 발사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기업입니다. 투자에 있어선 그 가능성을 ‘읽는 눈’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두가 두려워하고 피할 때 용기 있게 뛰어들 수 있는 패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