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랩 2025년 1분기 실적, 숫자는 적자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로켓랩(Rocket Lab)은 2025년 1분기에도 여전히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매출은 약 6,520만 달러, 순손실은 약 4,590만 달러 수준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69% 증가한 수치이며, 이 중 **우주시스템 부문(위성 부품·엔지니어링)**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단순 발사 서비스 회사가 아니라 우주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전환 중이라는 사실이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발사당 매출 단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한 번 발사에 600만~7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2024년 말부터는 추가 서비스(추진체 설계·추적 시스템·상업 임무 통합) 덕분에 평균 단가가 900만 달러 이상까지 상승했습니다. 단가는 올랐지만 고정비 구조는 여전히 부담입니다. 특히 R&D 지출은 1분기에만 2,800만 달러에 육박했고, 이는 총매출의 43% 수준입니다. 재사용 로켓 ‘뉴트론(Neutron)’ 개발비, 자체 소형 위성 플랫폼 구축 등이 포함된 지출입니다.
이렇게 보면 로켓랩은 매출 성장은 가파르지만, 고정비와 투자 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스타트업이던 시절의 ‘꿈 팔이 기업’들과는 다릅니다. 이미 NASA, 국방부, 키위스타 셋(KiwiSat) 등과의 수주 계약을 통해 매출원이 다양화되고 있으며, 반복 수주율도 상승 중입니다. 그만큼 시장에선 ‘아직 적자지만, 방향은 맞고 있다’는 신뢰를 일정 부분 확보한 상황입니다.
로켓랩 PER은 의미 없지만, PSR과 EV/EBITDA는 뭐라고 말할까?
로켓랩처럼 지속적 적자 기업은 일반적인 PER(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PER은 EPS(주당순이익)가 음수인 경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로켓랩의 EPS는 2024년 기준 -0.45달러였으며, 2025년 전망치도 -0.30~ -0.35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매출 기준 밸류에이션을 살펴보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PSR(Price-to-Sales Ratio, 주가매출비율)을 보면, 로켓랩은 현재 약 4.1배 수준입니다. 이는 우주항공 산업 평균 대비 다소 높은 편이지만, 성장률을 감안하면 아직 허용 가능한 수준으로 해석됩니다.
다음으로 EV/EBITDA 지표를 보면, 2024년 기준 음수 상태이며, 2026년 흑자 전환 시점을 기준으로 약 17~20배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스페이스X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사모 투자 유치 당시 EV/EBITDA가 25배를 넘겼던 것을 감안하면, 로켓랩은 성장 여력은 있으나, 아직 그 수익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발사 횟수 증가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입니다. 2023년 9회였던 연간 발사 수는 2024년 15회로 증가했고, 2025년 목표는 20회 이상입니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 고정비가 발생하는 로켓 산업 특성상, 단가 수익성보다는 ‘빈도’가 핵심 수익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즉, 일정 수를 넘기면 손익분기점(BEP)을 빠르게 넘길 수 있다는 뜻이며, 로켓랩은 지금 그 문턱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로켓랩 투자자 입장에서 실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로켓랩의 실적을 보는 가장 중요한 관점은 “이 적자가 언제 끝날 것인가?”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정답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건 '적자의 질'입니다. 예를 들어 손실이 고정비 때문인지, 제품의 미성숙 때문인지, 아니면 시장성 부족 때문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기업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로켓랩은 적자이지만, 매출이 매 분기 성장하고 있으며, 그 구성도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R&D 비중이 높은 만큼, 이는 성장형 적자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2024년 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약 3억 달러 수준이며, 부채비율은 30% 내외로 낮은 편입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계약 확대와 유상증자 없는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 신뢰 확보’에 힘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물론 고금리 환경에서는 이런 성장형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둔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환기, 금리 완화 시점이 온다면, 가장 먼저 다시 주목받을 종목군이기도 합니다.
종합하면, 로켓랩은 지금 당장 실적이 좋아 보이는 종목은 아닙니다. 하지만 실적의 방향성과 구조를 보면, 적자 속에서도 성장의 길이 분명히 보이는 기업입니다. 만약 투자자가 이 회사에 관심이 있다면, 단기 실적보다는 발사 간격, 수주 계약, 신제품 개발 속도, 현금 흐름을 유심히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미래 우주 산업의 기반 기업 중 하나로서, 로켓랩은 여전히 주목할 만한 ‘현실 속의 모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