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5년 코리아뷰티페스티벌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떤 곳이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단순한 뷰티 전시회를 넘어서 – 산업과 문화의 융합 플랫폼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은 이름만 들으면 화장품 브랜드가 부스를 차리고 메이크업 시연이나 샘플 증정으로 채워진 뷰티 박람회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그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더 깊은 층위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소비자 체험 공간이 아니라, 한국 뷰티산업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문화-산업 융합 플랫폼'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합니다.
2025년 페스티벌은 ‘K-뷰티, 세상을 물들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 코엑스를 중심으로 열렸으며, 200개가 넘는 국내외 브랜드가 참여했습니다. 주최 측은 뷰티를 단순히 상품으로 규정하지 않고, 피부·건강·자기표현·정체성의 확장으로 보았습니다. 전통 한방 성분을 활용한 스킨케어부터, AI 피부진단기술, ESG 기반의 친환경 화장품까지 그 범주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했습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화려한 메이크업쇼를 보면서도, 동시에 산업 전시관에서 최신 원료 트렌드나 수출 통계 자료를 보며 산업의 무게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서 뷰티와 기술, 문화가 어떻게 접점을 만들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또한 행사장은 K-팝과 뷰티를 결합한 크로스오버 무대, 유튜브와 틱톡에서 활동하는 뷰티 크리에이터들과의 오프라인 팬미팅도 이어져 Z세대와 밀레니얼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뷰티 페스티벌이라는 포맷 안에서 콘텐츠 산업, 글로벌 유통, 디지털 플랫폼, 심지어 정책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구조가 형성된 셈입니다. 그래서 이 축제는 단순한 ‘예쁜 화장품의 집합’이 아니라, K-콘텐츠의 또 하나의 흐름이자, 산업과 라이프스타일의 결합 지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K-뷰티의 글로벌 영향력 – 소비자에서 바이어까지 이어지는 라인업
국내 뷰티 브랜드들의 저력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수출 상담회장과 글로벌 바이어 존이었습니다. 특히 중동, 동남아, 유럽 바이어들의 열띤 반응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과 같은 대기업 위주로 바이어 관심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중소 뷰티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특히 자연유래 원료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혹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인증 제품을 가진 기업들이 현장 상담 요청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브랜드의 ‘이미지 마케팅’ 때문만은 아닙니다. 실제 해외 소비자들의 수요가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패키지 디자인이나 한류 스타의 광고 효과에 기대는 경향이 강했다면, 요즘은 ‘어떤 성분을 썼는지’, ‘지속 가능한 생산이 가능한지’, ‘피부에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 등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많은 한국 뷰티 브랜드들은 전시 부스에서 성분 샘플 시연은 물론이고, 피부 임상 데이터나 테스트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뷰티가 단순히 ‘감각의 영역’에서 벗어나 ‘신뢰와 데이터의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행사장 한켠에는 ‘글로벌 진출 스타트업 존’이 마련되어 뷰티테크 기업들이 직접 투자자를 만나거나, 자사의 기술을 시연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AI 피부 분석기기, 초음파 스킨 부스터, 친환경 리필 패키지 등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생 기업들이 높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은 이제 화장품을 넘어 뷰티 산업의 경계 자체를 넓히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었습니다.
체험의 진화 – 관람객을 사로잡은 몰입형 콘텐츠와 피부 맞춤형 서비스
2025년 페스티벌에서 특히 돋보였던 건, 단순한 ‘제품 체험’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몰입형 체험 콘텐츠’들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킨 트립 존’이라는 가상 피부 체험 공간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관람객이 AI 기반 피부 진단기를 통해 자신의 피부 타입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루틴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습니다. 단순히 샘플을 받아가는 차원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지금 여기서 써본다’는 실질적 체감이 이뤄졌던 것입니다.
또한 메이크업 쇼룸에서는 단순히 모델이 무대에서 메이크업을 받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참가해 전문가의 시연을 받거나, 셀프 메이크업을 해보고 그 모습을 AR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부스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처럼 ‘참여’와 ‘몰입’이 결합된 콘텐츠는 단순한 소비자 경험을 넘어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라는 화두로 이어졌습니다.
피부 문제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설루션 큐브’ 부스도 눈에 띄었습니다. 여기서는 건조함, 트러블, 탄력 저하 등 피부 고민에 따라 피부 측정-성분 추천-제품 체험-관리 루틴 안내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설루션이 제공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 피부 개선 효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진짜 나에게 맞는 화장품’을 찾는 과정이 실현된 공간이었습니다.
이렇듯 코리아뷰티페스티벌은 단순한 소비 중심의 축제를 넘어서, 관람객의 피부 상태와 생활 습관에 따라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뷰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단순한 구경거리 이상의 가치를 발견하게 되는 현장이었고,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시장의 흐름과 기술, 소비자의 니즈를 동시에 체감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